금속유물의 손상은 결국 유물을 구성하고 있는 무기질광물이 자연 상태의 광물로 환원되고자 하는 것으로 금속에 있어서는 가장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부식 혹은 손상이다. 이러한 대상물의 대부분이 문화재임으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된다.
금속유물의 부식생성
금속유물은 오랜 기간 땅속에 매장되었다가 발굴조사로 출토된다. 최초 출토 금속유물은 땅속에 매장되었을 때 토양 속 부식 환경에 의해 부식이 진행되다가 어느 단계에 이르면 안정한 상태가 된다. 이런 금속유물은 출토 후 외부대기와 환경에 대해 반응을 보이며 급속한 부식이 진행된다. 금속유물보존처리는 결국 유물과 이러한 부식인자의 반응을 인위적으로 막아 부식을 억제시켜 유물의 원형을 보존하는 것이다.
금속유물 보존처리과정
처리 전 유물 상태를 사진 촬영하고 카드에 기록한다. 흙과 부식화합물로 덮여 있는 유물은 X-ray 촬영을 통해 제작기법, 상감 등의 문양 존재 여부, 수리여부(고대와 현대의 수리부분)등을 확인하여 보존처리에 활용된다. 유물의 재질이나 부식물 종류 등은 형광X선 분석기, X선 회절분석기 등의 기기를 이용하여 분석·조사한다. 이러한 과학기기를 활용한 조사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유물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며 대상유물의 처리방법과 방향을 설정하는데 활용되기도 한다.
Cleaning이란 금속유물에 형성된 부식화합물과 흙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부식화합물에는 유물을 보호하는 보호녹층과 부식을 진행시켜 악영향을 끼치는 부식층이 있다. 처리자는 부식화합물을 정확하게 판단하여 부식물 제거정도를 결정한다. 특히 동합금유물의 표면에 고색미가 있고 치밀한 층을 형성하는 patina 층은 제거하지 않는다. 그러나 부식층 아래 상감 등의 문양이 있을 경우, 표출을 위해 제거하고 유물에 잔존해 있는 목질, 직물 흔적 등은 주의하여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
Cleaning법은 물리적(기계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이 있다. 물리적(기계적)처리법은 소형 바이브레툴, Air brasive, 치과용도구 등을 이용하여 현미경을 보면서 부식화합물을 제거한다. 화학적 방법은 개미산(Formic Acid 10%)이나 EDTA 등의 용액을 사용하여 금동유물의 표면 부식화합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처리 후 잔존 산성약품기는 부식의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흐르는 증류수나 이온수에 침적하여 약품을 완전히 제거하여야 한다. 약품을 사용하면 도금층의 색상이 약간 변하게 되는데 가능하면 소도구를 이용하여 작업하는 것이 좋다.
출토 금속유물에 염화물(Cl-ion)이 함유되어 있으면 부식은 급속하게 진행된다. 철제유물의 탈염처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Sodium sesquicarbonate법으로 Na2CO3와 NaHCO3를 혼합하여 0.1M Sodium sesquicarbonate용액을 만든 후에 유물을 침적하여 염소이온을 용출시킨다. 최근에는 고온고압탈염처리기를 탈염처리에 활용하는데 탈염처리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탈염처리 후 유물에 잔존하는 약품기를 제거해주는데 보통 같은 양의 증류수나 이온수에 탈염처리 때와 같은 조건으로 실시한다. 매회 염소이온량과 pH를 측정하며 pH가 7∼8 정도가 되면 처리를 완료한다.
동합금유물은 탈염 대신 부식억제처리를 해줌으로써 안정화를 도모한다. 사용 약품은 Benzotriazole(B.T.A)로 에틸알코올을 녹여 3% 용액으로 만든 후 감압함침을 한다. 이 약품은 구리와 반응하여 Cu-B.T.A라는 막을 형성시켜 동유물의 부식을 억제한다.
안정화처리 후 열풍순환식 건조기에서 강제 건조시킨다. 이 때 유물에 따라 80∼105℃정도로 실시하되 표면에 유기물 등이 부착된 경우는 유물상태에 따라 온도를 좀 낮춘다. 이때 유물의 무게가 항상 일정한 시점이 될 때가지 건조를 해주어야한다.
금속유물에 합성수지주입처리는 약화된 유물의 강화와 부식방지 효과를 얻는 것이 주목적이 다. 함침시 감압함침을 기본으로 하며 수지주입 후 건조가 끝나면 합성수지는 유물을 강화시키고 수분 등 부식인자가 유물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철제유물 강화제로 아크릴계 수지인 Paraloid NAD-10 용액을 20%~40%까지 저농도에서 고농도로 다단계 농도법을 사용한다.
동합금유물의 강화처리에 사용되는 강화제는 Paraloid B72 10~30% 용액이다. 사용 방법은 Paraloid NAD-10과 같다. Paraloid B72를 아세톤이나 자일렌에 용해하여 제조하는데 표면에 유기물이 많은 경우는 자일렌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파손된 유물은 강화처리 후 접합·복원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제재로는 순간접착제, 세멘다인( Cemedine-C), 에폭시계 접착제인 Araldite 등이 있다. 순간접착제는 금동 및 은제유물 등 두께가 얇은 유물을 접합하기에 적당하다. 철제유물의 접합은 주로 경화시간이 짧은 Rapid type의 Araldite(상품명)이다. Araldite는 주제와 경화제를 1:1 비율로 혼합한 후 Microballoon과 안료 등을 혼합하여 접합부의 색과 일치시켜 사용한다. 완전히 굳을 때까지 형태를 지지해 주어야한다. 접합 후 여분의 Araldite를 소도구로 제거하여 마무리한다.
접합하거나 복원한 부위가 넓을 경우, 무기안료를 합성수지와 혼합하여 복원 부위에 칠하여 색깔을 비슷하게 맞춰주는 색맞춤 처리를 한다. 이는 유물을 전시할 때 유물과 복원 한 부분이 너무 다르면 조화가 부자연스럽고 관람객에게 거부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 때 보통 30㎝이내에서는 구별이 가능하나 1m이상 거리에서는 구별되지 않도록 처리한다.
보존처리 된 유물이라 할지라도 상대습도 50%이상이면 재부식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서 상대습도 45% 이하로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공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비닐봉투에 제습제를 함께 넣어서 밀봉 포장한다. 제습제는 실리카겔을 사용하는데 파란색 지시제가 들어가 있는 것을 사용한다. 실리카겔이 습기를 흡수하면 파란색 지시제는 분홍색으로 바뀐다. 이때 건조기에 넣어 건조하면 다시 파란색으로 되돌아온다. 지시제 색이 바뀔 때 실리카겔을 교환하거나 건조 후 재사용하도록 한다.
최근에 일본에서 유물 보관용으로 시판되고 있는 RP System은 밀봉용기내의 수분 뿐 아니라 내부의 산소를 완전히 제거하여 부식인자를 제어하는 포장법이 일반화되고 있다.